기억과 뇌기능

자연스레 잊히는 것들과 잊어가는 것들 – 치매 환자와 가족의 이야기

braincare 2025. 3. 19. 19:53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이 점점 잊혀져가는 모습을 보는 가족의 마음도 많이 아플 것 같습니다.치매 환자가 어떻게 기억을 잊어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이해하면 보다 받아들이기 편하지 않을까요?

 

치매 환자인 노인이 가족의 손을 꼭 잡고 있는 모습.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과거의 기억을 조금씩 잊어갑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소소한 순간들은 흐릿해지고,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곤 하죠. 하지만 치매 환자들에게 ‘잊어감’은 단순한 망각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소중한 추억, 심지어 자신의 존재조차 흐려지는 과정은 가족과 본인 모두에게 아픔을 남깁니다. 오늘은 치매 환자와 가족이 겪는 ‘잊어가는 과정’과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함께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자연스러운 망각과 치매의 차이

일반적으로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부 기억을 잊어갑니다. 하지만 치매는 단순한 건망증과 다릅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차이점

  • 건망증: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힌트를 주면 떠올릴 수 있음
  • 치매: 기억 자체가 사라지고, 힌트를 줘도 떠올릴 수 없음
  • 건망증: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음
  • 치매: 직장, 가정생활 등 일상 유지가 어려워짐

치매는 기억뿐만 아니라 사고력, 판단력, 감정 조절에도 영향을 미쳐 환자와 가족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2. 치매 환자의 ‘잊어가는’ 과정

치매가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은 기억을 점차 잃어갑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단순한 ‘소멸’이 아닙니다. 일정한 패턴을 보이며 서서히 변화합니다.

🔹 초기 (경도 치매)

  • 최근의 일들을 기억하기 어려워짐
  • 같은 질문을 반복함
  • 약속을 잊거나 물건을 자주 잃어버림

🔹 중기 (중등도 치매)

  • 가족과 가까운 사람의 얼굴을 헷갈림
  • 과거의 기억도 희미해짐
  • 길을 잃거나, 가스불을 끄는 것을 잊는 등 안전에 위협이 됨

🔹 말기 (중증 치매)

  • 자아 인식이 희미해짐
  • 기본적인 생활 습관(식사, 배변 등) 유지가 어려워짐
  • 말을 하지 못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짐

이러한 변화 속에서 환자는 점점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어가는 과정을 겪으며 가족들에게도 큰 감정적 부담을 줍니다.


3. 치매 가족이 겪는 ‘잊히는’ 과정

치매는 환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전혀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때 가족들은 깊은 상실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감정적인 순간. 딸이 어머니를 보살피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

 

💔 치매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들
부정 – 처음에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며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함
죄책감 – 환자를 충분히 돌보지 못했다는 생각에 죄책감을 느낌
분노와 좌절 – 환자의 돌발 행동이나 반복적인 질문에 지치고 힘들어짐
우울과 상실감 – 사랑하는 사람을 점점 잃어가는 기분이 듦

치매 환자의 가족들은 이러한 감정과 싸우면서도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고 살아갑니다.


4. 잊어가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것들

치매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지만, 진행 속도를 늦추고 환자와 가족이 좀 더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환자를 위한 기억 유지 방법

치매 환자가 기억을 유지하기 위해 포스트잇이 붙은 벽을 바라보는 모습. 메모를 통해 일상을 기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1️⃣ 사진과 기록 활용

  • 가족 사진을 벽에 걸어두거나, 이름을 적어두기
  •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자주 이야기 나누기
    2️⃣ 규칙적인 생활 유지
  • 일정한 시간에 식사하고, 같은 루틴을 반복하기
  • 운동과 산책을 통해 뇌 건강 유지하기
    3️⃣ 감각 자극 제공
  • 음악(환자가 좋아하던 노래) 들려주기
  •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활동(뜨개질, 그림 그리기 등) 하기

가족을 위한 마음 관리 방법

너무 혼자 짊어지지 않기

  •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 요청하기
  • 치매 가족 지원 모임(치매 카페, 상담 센터) 활용하기
    환자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 과거의 모습과 다르다고 억지로 바꾸려 하지 않기
  • 환자의 행동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기
    자신의 감정을 돌보기
  • 감정을 쌓아두지 않고 가족이나 전문가와 나누기
  • 휴식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돌보기

5. 치매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관계의 시작

치매 환자와 가족이 거실에서 함께 웃으며 대화하는 장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사랑과 교감을 나누고 있다

 

치매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지만, 그 속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사랑과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 “기억은 잊혀져도, 사랑은 남는다.”
비록 환자가 가족을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가족이 주는 따뜻한 손길과 사랑은 환자의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환자의 행동이 변하고, 기억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던 순간들, 함께했던 시간들을 통해 관계를 지속할 수 있습니다.

치매라는 긴 여정을 걸어가야 하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라도 따뜻한 위로와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1️⃣ "기억" 중에서 나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은 언제일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았으면 하는 기억은 무엇일까?

2️⃣ 치매 환자가 겪는 ‘잊어감’과 가족이 경험하는 ‘잊혀짐’은 어떻게 다를까? 내가 가족 중 한 사람이 치매에 걸린다면, 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반응할까?

3️⃣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어떻게 ‘함께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치매 환자와 소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